2008. 1. 7. 15:50

부엌의 마리아님

어린시절 에이브(ABE) 전집을 읽었던 이라면 이 책도 당연히 알 것이다.
우리 집에는 총 88권 중 앞부분 44권까지밖에 없었다. 44권은 쥬릴리. 늘 45권부터 88권을 읽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집에 있지 않아서 원껏 읽지 못해 아쉬웠었다.

여러 번의 이사를 거치며 어린시절 장만해 주셨던 전집류는 다 처분되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나뿐이 아닌지, 가끔은 하릴없이 돌아다니던 블로그스피어에서 에이브 전집에 대한 글을 마주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전권의 제목/저자와 재출판된 제목을 정리하신 Trivia님의 글을 링크.(2010.4.18 수정)

대학 입학 이후 거의 다 다시 구했다. 수서 살 때 아파트 재활용 코너에서 누가 거의 모든 권을 묶어서 내놓은 걸 발견하고 신나게 가져온 것이 가장 큰 수확. 그 외에는 간혹 지하철문고 - 요즘은 그 문고 자체가 없어진 것 같지만...-에서 빠진 권을 보고 빼온 적도 있다.; 그런데, '바닷가 보물', '작은 바이킹', '초원의 집', '큰숲 작은 집', '엄마 아빠 나', '아이들만의 도시', '부엌의 마리아님', '안네' 같이 수도 없이 되풀이해 읽은 책들은 지금 다시 봐도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난다. 바닷가 보물의 암모나이트와 손가락돌, 작은 바이킹의 통값, 말로 할 필요가 없는 로러 잉걸스 와일더네 초원의 집 시리즈, 엄마 아빠 나의 스켈링 후 아이스크림 먹다 잇몸이 무지 시렸던 일화나 친구가 다리털 깎는 걸 놀라운 눈으로 보던 일화, 아이들만의 도시에 나오는 황금나팔 주점, 안네에 생생하게 그려진 안네의 일기 뒷이야기 등... 반면, 새로 구한 45권 이후의 책들은 어릴 때만큼의 강한 인상이나 재미를 느끼며 읽게 되지는 않았다. 어릴 때 본 것이 그만큼 중요했던 모양이다.

몇 년 전 핏대 정보학도서관 어린이장서를 둘러보다 너무나 좋아한 '부엌의 마리아님'의 원본 "Kitchen Madonna"를 발견! 즉시 대출하여 그림 부분만 스캔해 두었었는데, 그린이 정보를 남겨 놓는다는 걸 깜빡했다.

-> ruvyn님의 블로그에서 알게 되어 수정. Illustrated by Carol Barker (2010.4.18)

지금 집은 자리가 없기에 상자에 담아 둔 ABE 전집을 비롯하여 내 책들을 다 꽂아 두고 언제든 마음껏 볼 수 있는 서재방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로다.